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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서비스와 결합한 IT기술, 취약계층 돕는다(201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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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날짜18-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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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회복지를 전공했으니 사회적 약자의 요구를 잘 알 거야. 그들에게 사회보장서비스도 필요하지만, IT를 활용한 서비스를 만들어 보급하면 다른 차원에서의 복지가 되는 거지. IT가 사회복지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 오히려 더 좋은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거야."

 

한 달 전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에서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전공 분야도 아닌 IT 쪽에서 들어 온 제안이라 고민이 되었다. IT와 사회복지를 결합한 서비스는 무엇이 있을까. 안 해본 고민을 하려니 머리가 아팠다. 문제가 닥쳤을 때 오래 생각하는 스타일이 아닌 나는 하루가 지난 후 같이 일하기로 마음먹었다.

 

대한민국은 IT 강국이다. 최근 드러난 IT 업계의 비리는 IT를 엉뚱한 곳에 활용했기 때문에 벌어졌다. IT를 잘 활용해서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그때야말로 'IT 강국'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일을 시작한 지 3주째, 사회혁신 프로젝트 'IT 서비스 개발'을 추친한다는 조합원의 소식이 들려왔다. 프로젝트명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2018 이유 있는 해커톤'이다.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인 해커톤은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등이 한 팀이 되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주최하는 <라임프렌즈>는 국내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내가 일하는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 <충청남도 공익활동 지원센터> <누구나 데이터> <사단법인 피피엘> <두드림 청소년지원네트워크> <대한민국 인재연합회> <치킨 모임>이 주관단체를 맡았다.

 

이유 있는 프로젝트에서 제시한 7가지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사회 문제해결에 노력하는 커뮤니티와 기술자 그룹을 연결한다.
2. 저소득층 청년, 청소년 무료 코딩 교육을 한다.
3. 청년 취업 문제를 해결한다.
4. 소득과 지역에 따른 기술격차를 해소한다.
5. 지속 가능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IT 서비스 개발 여건을 마련한다.
6.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창의적 융복합 인재육성을 한다.
7. 전문가 집단의 건강한 사회공헌활동 문화를 만든다.

 

일을 시작한 지 3주 만에 심오한 프로젝트의 주관을 맡아 어리둥절했다. 올해로 3회째 열리는 이 프로젝트의 주제는 통일을 앞둔 서비스(탈북자, 이주민, 난민 등), 성 평등을 위해 필요한 서비스 (데이트폭력, 성폭력 문제해결 등), 차별 없는 세상 만들기 서비스(소득, 나이, 학력, 지역 등)였다.

 

본 행사의 사전 행사는 여성, 인권, 난민 등의 3가지 주제로 지난 3일 서강대학교에서 열렸다. 신하영 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김민주 만유인력 대표,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대표 겸 변호사를 강사로 초빙했다. 해커톤 참가자들이 인터넷이나 학교에서 배운 것을 넘어 사회문제의 본질에 깊이 있게 접근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질의응답을 하며 자신들의 기획안을 더 구체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격적인 대회는 11월 11일 오후 1시부터 12일 낮 12시까지 무박 2일로 서울 성수동의 '소셜캠퍼스 온'에서 진행됐다. 총 107명, 22개 팀이 참가했다.

 

소셜캠퍼스 온에는 오후 2시에 도착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학생들의 열기가 온몸을 감쌌다. 흰머리 때문에 자칫하면 제지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엄습했는데, 다행히 심하게 늙어 보이지는 않았나보다. 프로그램 개발자로 참여한 게 아니니 어디에 앉아야 할지 몰랐다. 얼른 노트북을 꺼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앉아 행사 안내문을 읽었다. 신청 자격이 '누구나'라고 쓰여있었다. 괜한 걱정을 했다.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며 행사장을 관찰했다. 청년들 대여섯 명이 머리를 맞대고 심각하게 노트북을 만지고 있다. 도대체 무슨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일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두 팀에게 다가갔다.

 

"저희 4명은 같은 동아리 팀원이에요. 해커톤이라는 공모전에 나가보자고해서 '난민'이라는 주제를 정해 참여하게 되었어요. 저희 중에 개발자가 없어서 따로 모셔 참가했습니다. 저희 동아리는 연합동아리로 '한국 대학생 IT 경영 학회'라는 곳입니다. 이제 10년 차가 되었습니다. 저희 팀은 지금 난민과 관련된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난민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미혼모 같은 사회문제는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것이 많은데 난민은 잘하고 있는 게 없는 것 같았습니다."

 

또 다른 팀은 자신들이 만들었다는 피켓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피켓에는 '알(바생의) 권리'라고 쓰여 있었다.

 

"처음 아이디어를 낼 때 저희가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겪은 일이 생각났어요. 술집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야간근로 수당이 있는 줄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도 몰랐어요. '다른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통계 자료를 찾아봤어요. 약 20%의 아르바이트생은 이런 권리가 있는 줄도 모르고 수당을 챙길 수 있는 사람들은 40%밖에 안 되더라고요. 저희는 '어떻게 해야 수당을 받을 수 있고, 어떤 식으로 얼마만큼 받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웹사이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서비스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참여하느라 힘들만도 한데 학생들은 의미 있는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것에 고무되어 피곤함을 잊은 듯했다. '잠을 못 자더라도 꼭 완성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예뻐 보였다.

 

글을 쓰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어 슬슬 졸음이 몰려왔다. 눈치껏 있다가 집에 가야지 했는데, 어느새 오후 10시가 되었다. 야식으로 피자가 나왔다. 금쪽 같은 피자를 먹고 있는데 정영찬 <라임프렌즈> 대표가 학생들이 골고루 피자를 먹고 있는지 살피고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못할 것 같아 망설임 없이 인터뷰를 청했다.

 

정영찬 대표는 "3년 전, 이유 있는 프로젝트를 처음 기획할 때 비영리 단체와 사회적기업을 돕기 위해 프리랜서 전문가를 구성했습니다. 작게 시작한 행사가 이제는 전국으로 확대돼 대학생과 청소년까지 참여하는 행사로 발전했습니다. 행사가 거듭될수록 많은 분이 관심을 가졌고 생각을 같이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라며 "특히 이번 이유 있는 프로젝트는 특성화고의 청소년까지로 대상이 확대되었습니다. 사회 문제를 IT 서비스로 해결하자는 데 관심 있는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들이 참여했습니다. 다양한 나이대의 참여는 물론 멀리 부산에서도 참여할 정도로 열띤 참가자들이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행사를 통해서 학생들이 좀 더 일찍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향후 IT 전문가가 되었을 때 자신의 기술로 전문영역에서 열심히 일했으면 좋겠어요. 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사업에 참여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서비스를 지속해서 개발하는 문화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라임프렌즈>의 미션은 '기술 소외 없는 세상 만들기' 입니다. 특히 경제적 자원과 지역적 격차로 발생하는 기술 소외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 비영리 단체를 중심으로 기술지원 및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비영리 단체들이 생산하는 사회적 가치가 더 많은 시민에 게 전달되리라는 믿음에서 출발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정영찬 대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 있는 IT 청소년, 청년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분들을 만나 뵐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뿌듯했습니다. 희망을 만들어 가는 힘이 생겼습니다. 어떤 분은 사회적 기업이 버는 적은 돈으로 전국 행사를 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셨지만, 저희는 수익금 일부를 적립해서 행사를 치렀습니다. 예산은 천만 원 정도 들었고요. 협찬은 'AWS Korea'에서 Cloude 2000 크래딧을 지원해 주셨어요. 전문가 연사, 심사위원, 스태프는 전부 자원봉사였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단체와 시민들이 함께 사회혁신 프로젝트 이유있는 프로젝트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희망을 내비쳤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시계를 보니 오전 1시가 조금 넘었다. 집에 가기는 틀렸다고 생각했다. 적당히 눈 붙일 곳을 찾아야 했다. 마침 눈에 띄지 않는 곳을 발견했다. 그곳에서 몇 시간 동안 쪽잠을 잤는지 모르겠다. 버티컬 한 가닥 없는 창에 햇빛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아침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식사하고 시상식을 기다렸다. 어젯밤에 인터뷰한 두 팀은 수상작에 들지 못한 듯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최우수상을 차지한 팀은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의 루나(RUNA)팀이었다. 이들은 '농아인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텍스트 기반 사물인터넷(IOT) 제어 시스템' 서비스를 개발했다. 인공지능의 기능을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하지 못하는 농아인과 시각장애인을 위해 말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IOT 제어 시스템을 사용해 모듈을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이들은 1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우수상을 받은 팀은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의 엄브랠라로 '남한어와 북한의 표준어인 문화어의 상호 번역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새터민 6만 명 시대를 맞아 41.1%의 새터민이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소통이 불가하다는 통계를 접하고 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상호 번역 서비스를 만들었다. 이 앱은 남한어를 문화어로 번역해주는 사전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진 속 텍스트를 자동 추출해 남한어를 문화어로 자동 번역한다. 언어를 바꿔주는 서비스뿐만 아니라, 문화어를 주제로 디자인한 상품 판매도 한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금 일부는 새터민 자립 지원센터에 기부된다. 5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그 밖에 수상한 팀은 3등 알쓸웨어 팀: 함께하는 통일 우리말 사전(50만 원), 4등 카라스노 팀: 우발적이고 잠재적 범죄에 대한 빠른 증거 수집과 신고 가능 앱 서비스(20만 원), 5등 팬텀 팀: 좋은 기업 제품 구매를 통한 기부 플랫폼(20만 원), 6등 우리가 약자다 팀: 아동 급식카드 올바른 사용과 활성화를 위한 정보제공 앱 서비스(20만 원)이다.

 

최우수상을 받은 루나팀은 밤을 샌 피곤함도 잊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말했다. 이들은 "새벽까지 다들 고생하셨는데 저희가 수상하게 되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사회혁신 이유있는 프로젝트 해커톤을 열어주신 <라임프렌즈>에게 감사드립니다. 또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IT 청소년들을 지속적으로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저희가 개발한 앱이 꼭 출시되어 시각장애인과 농아인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도 더 발전된 모습으로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내게 이 일을 제안한 사람의 말이 맞았다. IT와 복지가 만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필연이었던 것이다. 농아인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를 개발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 놀라웠다. '기술 개발을 배워 복지서비스를 위한 앱을 개발해보고 싶다'는 상상을 해본다. 전공과 다른 분야에서 일한다고 움츠려 있었는데 이제는 당당해야겠다. 수상팀이 개발한 서비스가 힘을 실어주었기 때문이다.

 

무박 2일의 행사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기념 촬영을 함께 하자고 했지만 내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내일 출근하면 대표에게 말해야겠다. "대표님~! 늙은 몸으로 밤새기 힘들었어요. 밤샘 근무 수당은 주실거죠?"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89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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