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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수정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대표 “저희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영화 만든다”(201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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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날짜18-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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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와 헐리우드 영화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청각장애인, 시각장애인, 미취학 아동, 노인들이 쉽게 접하고 제대로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영화는 많지 않다. 물리적 장벽을 낮추고 접근성을 높인 ‘배리어프리영화’를 제작하려 해도 몸집이 큰 메이저 회사가 아닌 이상 제작·유통·상영관 확보 등도 쉽지 않다. 그런 삭막한 상황 속에서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는 고령과 장애의 장벽을 허물고 모두가 함께 즐기며 볼 수 있는 배리어프리영화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배리어프리영화가 겪을 수밖에 없는 어려움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한 난제들을 이해하는 길은 배리어프리영화의 확장을 모색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배리어프리’와 ‘배리어프리영화’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2012년 어떻게 하다가 영화위원회가 설립됐는지, 배리어프리영화는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영화 제작·유통· 상영관 확보 등에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배리어프리영화의 현주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기 위해 김수정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1문 1답

 

여전히 ‘배리어프리영화’는 대중에게 낯설다.

  • 아직은 좀 낯설 것이다. 장애인협회, 시각장애인협회, 농아인협회가 같이 해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지원을 받은 장애인영화관람환경개선사업이라고 있다. 그 사업은 장애인분들을 위한 한글자막, 화면해설 영화를 제작하고 보여주는 사업이다. 그게 한 2007년 정도부터 있었다.

 

인식이 여전히 낮은 분위기 속에서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가 설립된 배경이 궁금하다.

  • 영화진흥위원회에서 그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한국에서 어떻게 하는지 저희가 DVD 나온 것을 봤는데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영화하는 사람이 안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영화인의 입장에서 만드는 것과 NGO와 복지적인 측면에서 하는 것은 만듦새가 다를 수밖에 없다. 영화인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에서 저희가 어떻게든 해보자 했다. 그래서 영화제가 먼저 시작했다. 2011년이었는데 ‘배리어프리영화포럼’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고 배리어프리영화는 두 편이었다. 이후 사단법인 승인을 받고 2012년에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가 설립됐다.

 

그렇다면 배리어프리영화란 어떤 사람이 볼 수 있는 것인가.

  • 저희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든다. 장애라는 것이 꼭 물리적 장애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정신적 장애가 있을 수 있고 언어적 장애가 있을 수 있다. 그런 분들이 같이 봐도 편하게 볼 수 있는, 비장애인도 같이 볼 수 있는, 접근이 쉬운 영화(accessible cinema)다. 그것이 이해 못할 수도 있는 부분을 설명해 주는 것일 수도 있고 장면만 설명해 주는 게 아니라 시대적인 문제나 배경이 있으면 그것도 살짝 언급해 주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 것도 다 들어가기 때문에 저희가 미취학 아동도 재밌게 볼 수 있고, 나이든 분들도 재밌게 볼 수 있다.

 

1년에 한국에서 상영되는 영화와 비교해서 배리어프리영화의 제작 수는 얼마나 되는가.

  • 한국 영화와 외화까지 하면 한국에서 상영되는 게 한 1100~1200편정도 될 것이다. 수입 영화가 굉장히 많고 한국 영화는 그중 한 140~150정도? 한 180편정도 될 것이다. 그렇다면 배리어프리영화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만드는 게 한 30편정도 되고, 저희가 만드는 게 7~8편 된다. 그러면 한 40편이 좀 안 될 텐데 1000편에 40편이니까 배리어프리영화의 비율은 4%정도 되는 것 같다.

 

배리어프리영화는 상영 횟수도 적을 듯하다.

  • 편수뿐만이 아니라 상영 횟수로 보면 훨씬 적어진다. 상영 횟수로 보면 정말 퍼센티지가 더 떨어질 것이다.

 

지원금 같은 것은 없나.

  • 저희는 지원금 받는 것은 없다. 후원금이나 기금이다. 앞서 말씀드린 영화진흥위원회 제작지원금들이 있는데 그것은 농아인협회와 시각장애인협회가 하는 한국영화제작파트에만 들어간다. 농아인협회가 전체적으로 사업을 맡아서 하는데 한 일 년에 서른 편정도 한국 영화를 제작하고 그걸 장애인 관람이라고 해서 CGV, 롯데, 메가박스가 올해부터 같이 공동으로 시작해서 하는 영화 상영에만 들어간다.

 

지원금이 늘어난다면 편수나 상영관에 대한 편의도 좋아질까?

  • 저희가 만든 영화들이 개봉영화 중심은 아니다. 개봉이 된 다음 것들이 많다. 개봉 영화를 상영할 때 배리어프리버전이 아닌 일반 버전도 개봉관 수를 잡는 게 어렵다. 그러니 배리어프리버전은 더 쉽지 않다. 비장애인들은 안 볼 거고 좌점율은 떨어지는데 누가 걸어주겠나. 장애인분들이 극장에 얼마나 오는지 비율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 극장에서는 오픈을 안 한다. 저희도 초반 2~3년은 계속 극장을 잡고 했는데 그건 너무 소모적이다. 그래서 비극장 상영들, 공동체 상영이나, 행사 상영할 때 할 수 있는 것들로 진행하고 있다.

 

‘영화 다양성’ 측면에서 장애인들은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를 보긴 어려울 것 같다.

  • 독립영화의 경우, 제작비를 저희가 벌어서 해야 하는데 영화를 틀어서 벌 수 없으니 벌 수 없는 영화는 할 수 없다. 저희는 애니메이션을 제외하고 거의 다 예술영화다. 오히려 상업영화를 저희가 못한다. 왜냐면 메이저들이 그런 공동체 상영을 싫어한다. 본인들이 컨트롤 할 수 없는 것들은 안 하기 때문이다. 저희는 배리어프리 버전의 경우 제작과 배급을 같이 하는데, 메이저가 배급을 저희에게 맡기길 싫어하는 것이다. 또한 공동체 상영은 공공상영이 많기 때문에 관람가 15세 이상이 되면 공공상영 공간 측에서 또 꺼린다. 그러면 12세나 전체 관람가 위주로 상영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상영 가능 영화가 또 확 줄어든다.

 

얼마 전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도 폐막했다. 배리어프리영화 제작과 영화제 개막이 어떤 장벽을 허무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하나.

  • 저희가 처음 배리어프리영화를 시작했을 때 배리어프리라는 발음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초반에는 ‘베어프리’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저희는 맨날 곰을 방생하는 곳이 아니라고 했었다. 이미 배리어프리가 건축에 적용됐지만 그 개념이 다들 없었던 것이다. 저희가 이 용어를 쓸 때 욕을 먹기도 했다. 좋은 한국어 두고 왜 외래어를 쓰냐는 것이었다. 저희는 당시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배리어프리가 단순히 장애인들도 할 수 있다는 게 아니라 장애와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그래서 편하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영화는 그렇게 다 같이 보는 영화라고 해서 장애인에 국한하지 말자라는 게 더 포커스였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는 순간 너와 나는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구분을 없애고자 했다. 제가 시네마테크를 처음 했을 때도 그 단어를 한 5년을 설명하고 이야기 하고 다녔다. 배리어프리영화도 마찬가지다. 한 5년 이야기 하고 다니면 사람들이 좀 알지 않겠나.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 올해 영화제에 페루자를 초대했는데 내년에도 다른 나라와 연결이 된다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페루자가 한국에서 유명해져서 자리를 잘 잡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뿍 담고 초대했는데 방송도 많이 타고 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내년에는 아마 치매친화 상영들을 현실적으로 시범하고 난 다음에 영화제 때 한번 하지 않을까 싶다. 어르신들은 난청과 약시를 가지고 있는데 배리어프리영화를 편해하신다. 가장 영화를 못 보고 있는 사람은 누군지 항상 생각한다. 이제는 장애인 비장애인에 머무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영화를 좀 즐겼으면 좋겠다.

 

(사)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는 사회적인 기업으로 전문 영화인들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그간 ‘아이 캔 스피크’,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변호인’, ‘7번 방의 선물’, ‘빌리 엘리어트’, ‘목소리의 형태’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제작해 관객과 소통했다. 이들은 감독이 직접 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시청각 장애인 모니터 및 전담 제작팀을 구성해 영화를 완성해 왔다. 공유, 문근영, 김효진, 권율, 박보검 등의 배우를 포함해 김병우, 민규동, 양익준, 허진호 감독 등 수많은 영화인들이 재능기부로서 배리어프리영화 제작에 함께 했다.

 

김세운 기자(ksw@vop.co.kr)

 

출처 : http://www.vop.co.kr/A0000135717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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